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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김종문 진심합심] 루틴은 소중하다. 그러나 이번엔 크게 바뀔 때다

‘루틴은 소중하다.’ 야구팀에서 제가 깊이 깨달은 여러 교훈 중 하나입니다. 루틴이 결과를 내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잘 준비할수록 꾸준함이 연결되고 좋은 결과가 따라올 확률이 커집니다. 좋은 루틴을 가지면 심리적으로 쫓기더라도 리듬을 유지하며 버티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과를 믿지 말고 과정을 믿어라"라는 말로 지도자들은 선수들 마음을 다독입니다. 좋은 지도자, 좋은 선배와 베테랑이 보여주는 루틴의 모범을 팀의 문화로 이어지도록 프런트도 힘을 쏟습니다. 사소한듯싶지만 경기 전-중-후 선수들은 다양한 루틴을 갖고 있습니다.나성범 선수와 같은 팀에 있을 때 이야기입니다. 2019시즌 초반으로 기억합니다. 그는 2번 타자로 몇 차례 경기에 나갑니다. 이전까지 나 선수는 주로 3번이었습니다. 당시 새로 부임한 이동욱 감독님과 코치진에서 몇 가지 타순 조합을 정하기 위해 테스트 중이었습니다. 다이노스의 데이터 팀에서도 최근 3년 치 타격 데이터와 리그 평균값 등에 가중치를 부여한 뒤 자체 개발한 시뮬레이터에 넣고 100만 회를 돌려 타순 조합별 기대 득점을 뽑아 코칭스태프에 참고 자료를 전했습니다. 당시를 기준으로 ‘최적의 타순’ 모델의 핵심은 나성범 선수의 2번 기용이었습니다. 가장 많은 득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론적 분석 결과였습니다.성공하진 못했습니다. 이유는 나 선수의 루틴 때문이었습니다. 몇 차례 2번으로 뛴 뒤 나 선수는 코칭스태프에게 “호흡이 안 맞습니다. 힘듭니다”라고 말합니다. 홈경기의 경우 수비를 나갔다가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바로 타격 준비를 하는데, 3번에 익숙한 나 선수는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장비 챙기고 숨을 고르고 자기 리듬으로 전환하는 타이밍을 잡기 어렵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벤치에선 무리하지 않고 나 선수가 편한 자리로 다시 옮기고, 다른 타순 조합으로 대체합니다. 한 타순 당기는 것이 외부에선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프로 선수는 자기 루틴에 예민하다는 걸 이 에피소드가 보여 줍니다. 단순히 익숙한 것이 편하다는 것 이상을 뜻합니다. 야구 현장은 그래서 변화에 보수적입니다. 루틴은 중요하고, 세심히 챙겨야 할 부분입니다. 존중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루틴도 바뀝니다.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 때가 있습니다. 선수의 몸이 바뀌고, 팀도 선수 구성이 바뀝니다. 게임 플랜과 시즌 전략을 수정하다 보면 과거 방식을 고수할 수 없습니다. 새 루틴을 만들고 받아들여야 할 때가 옵니다. 고지식하다 싶을 정도로 루틴을 지키던 나 선수도 최근 인터뷰를 보니 4번 타자의 새 옷에 적응 중입니다. 또한 “햄스트링 부상을 겪었기에 이제는 100%로 전력질주하는 습관도 상황에 맞춰 바꾸려 한다"라고 말했군요.2024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한국 프로야구가 여러 가지 새 제도를 도입, 시범경기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피치 클록 등 시행 세칙 관련 중대 변화입니다. 선수와 팀 입장에선 루틴의 큰 변화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어려움이 정말 많을 겁니다. 일부 감독님의 볼멘소리도 들립니다. 현재 수준에서 각자 최선의 경기를 하고 싶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한편으론 구단과 리그 사무국 결정권자들이 “우리를 배려하지 않는구나”하는 서운함, 정보 공유 부족에 대한 불만, 성적에 대한 책임감이 맞물려 부정적인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입니다.그렇지만 결국 국내외 야구 환경이 바뀌어 가는 방향과 흐름을 이제 거스를 수 없습니다. 더 나아가 류현진 선수의 복귀 시점에 맞춰 라커룸 개방도 해야 한다는 것이 제 개인적 생각입니다. 시즌이 코앞이니 당장 시행은 무리입니다. 그렇다면 올스타전 때 시범적으로 해보면 어떨까요. 팬들이 기대하는 새로운 기획이 나올 때입니다. 뻔한 야구 콘텐츠로는 한계에 왔다는 지적에 리그 참여자들은 귀를 열어야 합니다. 물론 특정 업체만을 위한 제도여서는 안됩니다. 야구기자협회와 선수협의회는 각 영역의 대표 단체로 적절한 방안을 협의, 도출할 능력이 있습니다. 한국 야구가 당장은 호황의 조짐이지만 장기적으론 생존을 지속할 수 있느냐는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루틴은 소중하지만 바뀌어야 할 때가 왔습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03.18 07:30
국가대표

‘3G 0골’ 중국 감독도 안다…“골 없는 축구는 축구가 아니다” [아시안컵]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중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를 무승으로 마친 후 거듭 “실망스럽다”고 했다. 그는 득점을 터뜨리지 못한 것에도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얀코비치 감독이 이끄는 중국은 23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개최국 카타르에 0-1로 졌다. 앞서 타지키스탄, 레바논과 득점 없이 비긴 중국은 조별리그 3경기 2무 1패, 0득점 1실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중국의 이번 대회가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A조 3위를 마크한 중국은 다른 조 상황에 따라 16강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다만 ‘기적’이 따라야 한다. 축구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토너먼트 진출 확률은 단 1.1%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다. AFC에 따르면, 얀코비치 감독은 카타르전을 마친 후 “오늘 경기처럼 모든 경기가 매우 팽팽했다”면서도 “실망스럽다. 물론 우리는 더 많은 것을 기대했고 전반전 이후에는 더 많은 것을 얻을 자격이 있었다”고 말했다.이어 “하지만 골이 없는 축구는 축구가 아니며, 골을 넣지 못하면 큰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애초 중국은 아시아에서도 큰 기대를 받는 팀은 아니다. 하지만 조별리그 3경기에서 슈팅 35회를 기록하고도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것은 분명 굴욕적인 기록이다. 얀코비치 감독은 “우리가 여기서 치른 세 경기에서 매번 많은 기회를 놓쳤다. 득점하지 못하면 16강 진출은 기대할 수 없다”며 “우리의 운명은 더 이상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고, 다른 결과에 의존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모두 실망했다”고 털어놨다.승점 2를 얻은 중국은 적어도 다른 조 3위 2개 팀보다 앞서야 한다. 이미 다른 조 2개 팀이 중국보다 앞서 있다. D조 3위 인도네시아와 E조 3위 바레인이 승점 3씩을 얻었다. B조, C조, F조의 상황에 따라 중국의 운명이 달라진다. B조는 시리아, C조는 팔레스타인, F조는 오만이 조 3위이며 각각 1경기를 남겨둔 현재, 승점 1씩 얻었다. 공교롭게도 세 팀은 모두 조 꼴찌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김희웅 기자 2024.01.23 12:51
국가대표

‘52.1%→1.1%’ 중국, 16강행도 사실상 ‘불가능’…기적 필요한 경우의 수 [아시안컵]

3경기 0골 1실점.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중국이 받은 성적표다. 무색무취로 조별리그를 마친 중국은 여전히 16강 진출 가능성이 있다. 물론 기적이 따라야 한다.중국은 23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개최국 카타르에 0-1로 졌다. 앞서 타지키스탄, 레바논과 득점 없이 비긴 중국은 조별리그를 조 3위로 마감했다.24개 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6개 조 1, 2위 팀과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가장 먼저 조별리그를 마친 중국은 다른 조의 상황에 따라 녹아웃 스테이지를 경험할 기회가 생길 수 있다.하지만 ‘실낱 희망’이란 표현도 무색하다. 축구 통계 업체 옵타의 예측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16강 진출 확률은 단 1.1%.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수치다. 중국이 현 상황을 자초했다. 앞서 2무를 거두고 카타르와 최종전을 앞둔 중국의 16강행 확률은 52.1%였다. 카타르가 이미 2승을 거두고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한 터라 중국의 승리, 16강 진출 가능성이 커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기회도 스스로 걷어찼다.‘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3위 6개 팀 중 4개 팀이 오를 수 있는 만큼, 승점 2를 얻은 중국은 적어도 2개 팀보다 앞서야 한다. 벌써 2개 팀이 중국보다 앞서 있다. D조 3위 인도네시아와 E조 3위 바레인이 승점 3씩을 얻었다. B조, C조, F조의 상황에 따라 중국의 운명이 달라진다. B조는 시리아, C조는 팔레스타인, F조는 오만이 조 3위이며 각각 1경기를 남겨둔 현재, 승점 1씩 얻었다. B조 3위인 시리아는 꼴찌 인도(승점 0), C조 3위인 팔레스타인은 홍콩(승점 0), F조 3위인 오만은 팔레스타인(승점 0)과 최종전을 치른다. 공교롭게도 중국을 앞지르고 16강 티켓을 얻을 수 있는 세 팀 모두 조 ‘꼴찌’와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것이다. B, C, F조 3, 4위 맞대결 중 2경기 이상 승부가 갈린다면, 중국은 조별리그에서 대회를 마감하게 된다. 아직 승점이 없는 3개 조의 4위 팀이 승리해도 중국을 앞지르게 되기 때문이다.세 조의 3경기가 모두 무승부로 끝나도 중국의 토너먼트행을 장담할 수 없다. 순위를 가릴 때 활용되는 득실 차에서는 C조 3위 팔레스타인만이 중국보다 쳐져있다. B조 3위 시리아와, F조 3위 오만은 현재 득실 차가 –1로 중국과 같다. 김희웅 기자 2024.01.23 09:47
메이저리그

2%와 0.9%가 만든 0.02%의 기적…CLE 구단 첫 1순위 지명권 확보

미국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 믿기 힘든 '기적'이 일어났다.클리블랜드는 6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2024년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 추첨에서 전체 1순위 영광을 차지했다. 전신 인디언스 시절을 포함해 클리블랜드가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클리블랜드 역사상 가장 빠른 지명권은 전체 2순위. 1970년(스티브 더닝)과 1972년(릭 매닝) 1986년(그렉 스윈델) 1988년(마크 루이스) 1992년(폴 슈이)까지 총 다섯 번 있었다.올 시즌에도 확률이 낮았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3위로 시즌을 마친 클리블랜드의 전체 1순위 당첨 확률은 2%에 불과했다. MLB 승률 최하위 세 팀인 오클랜드 어슬래틱스와 캔자스시티 로열스, 콜로라도 로키스의 확률이 각각 18.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시카고 화이트삭스(14.7%)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8.3%) LA 에인절스(6.1%) 뉴욕 메츠(4.3%) 피츠버그 파이리츠(3%) 순이었다. 전체 9순위 클리블랜드는 바늘구멍을 뚫고 '전체 1순위 픽'을 차지했다. 폴 길리스피 클리블랜드 스카우트 수석 부사장은 "매우 흥미로운 시간"이라면서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우리가 이런 위치에 있을 거로 생각하지 못했다. 확률이 2%다. 정말 대단하다"고 놀라워했다. 클리블랜드에 이어 신시내티 레즈가 전체 2순위 지명권을 확보했다는 것도 예상 밖이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3위 신시내티는 1순위 지명 확률이 0.9%에 불과했다. 전체 13순위였는데 클리블랜드와 '기적'을 만들어낸 셈이다. MLB닷컴은 '클리블랜드가 전체 1순위, 신시내티가 2순위 지명권을 받을 확률이 0.02%'라고 전했다. 올 시즌 상위 지명 후보로는 현재 웨스트버지니아대 내야수 JJ웨더홀트, 웨이크포레스트 1루수 닉 커츠와 오른손 투수 체이스 번스, 오리건주립대 2루수 트래비스 바자나, 플로리다대 1루수 겸 왼손 투수 잭 카글리아논이 거론된다.희비는 엇갈렸다. 올해 50승 112패로 3할대 초반 승률에 머문 '꼴찌' 오클랜드는 전체 4위에 지명권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오클랜드와 함께 18.3%의 확률을 쥐고 있던 콜로라도와 캔자스시티는 전체 3번과 6번 지명권을 행사하게 됐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2.06 19:59
프로축구

1차전 이기면 승격·잔류 ‘85.7%’…김포 vs 강원, 부산 vs 수원FC 운명의 첫판

살아남기 위한, 올라가려는 사투가 시작된다. 2023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1차전 두 경기가 6일 오후 7시 일제히 킥오프한다. 정규 시즌을 K리그1 10위로 마감한 강원FC는 2부리그 PO 승자 김포FC, 1부 11위 수원FC는 K리그2 2위 부산 아이파크와 한판 대결을 펼친다.승강 PO는 1, 2부 팀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승격과 강등 여부를 가린다. 지난해부터 원정 다득점 원칙이 폐지돼 1, 2차전 합계 점수가 동률일 경우 연장전에 돌입한다. 연장전에서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승부차기로 승자를 가린다. 이번 승강 PO 1차전은 K리그2 구단 안방에서 진행된다.1차전의 중요성은 두말할 것 없다. 지난 2013년 승강제 도입 후 1차전에서 승패가 갈린 경우는 7차례다. 이 중 6번은 1차전에서 이긴 팀이 K리그1에 승격하거나 잔류했다. 첫판에서 웃는 팀이 최종 승자가 되는 확률이 85.7%에 달하는 셈이다. 지난 시즌에도 그랬다. 승강 PO 1차전에서 승리한 대전하나시티즌이 두 번째 맞대결에서도 김천 상무를 꺾고 1부 리그에 복귀했다. 특히 사흘 간격을 두고 1, 2차전이 열리는 터라 어느 때보다 기선제압이 중요하다. 강등, 승격 부담이 첫판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팀 운명을 좌우할 2경기를 앞둔 강원과 김포의 상황은 다르다. 지난 2014년부터 세 시즌 2부 리그를 경험한 강원은 2017년 K리그1 복귀 후 강등과 거리가 멀었다. 2021시즌 강등 위기에 놓였지만, ‘소방수’ 최용수 전 감독이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올해 다시금 기나긴 부진에 빠졌고, 수원 삼성과 벼랑 끝 최종전에서 비기며 잠시 한숨만 돌린 상태다. 김포는 K리그 25개 구단(1·2부 합계) 중 ‘돌풍’이란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팀이다. 지난해 창단해 첫 시즌을 2부 리그 8위로 마친 김포는 올해 선두권까지 위협하는 팀으로 변모했다. 고정운 감독의 김포는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많이 뛰고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지만, 수비가 매우 단단하다. 37경기에서 26실점만 내주며 K리그2 최소 실점 팀 타이틀을 달았다. K리그1 한자리를 두고 싸우는 부산과 수원FC는 공교롭게도 2020년을 기점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부산은 2020년 1부 리그 꼴찌로 자동 강등됐고, 수원FC는 같은 해 K리그2 2위를 차지하고 PO를 통해 1부 리그에 입성했다. 당시에는 맞붙은 건 아니었지만, 이번에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한 팀만 웃을 전망이다. 3년 만에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부산은 올해 공수 균형이 가장 좋다고 평가받는다. K리그2 13개 팀 중 득점 5위(55골) 최소 실점 2위(29실점)에 올랐다. 라마스(10골)를 필두로 김찬(8골) 페신(7골) 등 고루 득점했다. 반면 38경기에서 76골이나 내준 수원FC는 K리그1 최다 실점 팀이다. 1부 리그 12개 팀 중 유일하게 70점대 실점을 기록했을 만치 뒷문이 헐겁다.김희웅 기자 2023.12.06 08:53
프로야구

꼴찌 후보에서 해태 소환, 꼴찌에서 KS행까지…막내들의 가을 명승부

가을야구에서 처음 만난 두 막내의 맞대결은 3승 2패 KT 위즈의 승리로 끝이 났다. 하지만 1·2차전 승리로 KT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간 NC 다이노스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초보 감독과 우승 감독의 지략 맞대결도 흥미로웠다. 그렇게 두 막내는 5차전 명승부를 연출하며 가을무대를 빛냈다.1·2차전은 NC의 파죽지세가 돋보였던 경기였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감하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한 NC는 두산 베어스를 한 경기 만에 제압한 뒤, 3위 SSG 랜더스마저 3전 전승으로 잡아내며 승승장구했다. 이어 외국인 원투펀치를 꺼내든 KT까지 1·2차전에서 잡아내며 6연승 행진을 달렸다. 2020년 한국시리즈 4~6차전 승리까지 포스트시즌 9연승을 기록하며 해태 타이거즈가 1987~1988년에 세운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올 시즌 NC의 우승을 점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나성범(2022년)에 이어 주전 포수 양의지(두산 베어스)와 내야수 노진혁(롯데 자이언츠)까지 빠진 올해는 가을야구보다 꼴찌 예측이 더 강했다. 하지만 NC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상위권에 자리를 잡았다. 20승과 200탈삼진, 평균 자책점 2점대를 기록한 에이스 에릭 페디와 함께 손아섭-박민우-박건우 리그 3할 타자들의 부활, 신민혁, 김주원, 서호철 등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 어우러져 PO 무대까지 밟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날 KT가 아니었다. 3차전 ‘토종 에이스’ 고영표의 호투로 숨을 돌린 KT는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투혼 및 부활, 이강철 감독의 계산된 매치업과 승부수 등을 통해 3~5차전에서 대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역대 PO에서 1·2차전을 내리 패한 팀이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건 17번 중 두 번(11.76%)밖에 없었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와 2009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가 주인공이었다. KT가 세 번째 주인공이 됐다. KT는 NC와 달리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진 팀이었다. 하지만 초반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고전하며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승패 마진도 –14까지 떨어지며 가을야구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KT는 발빠른 트레이드(이호연)와 외국인 교체(쿠에바스)로 활로를 뚫었고,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서 힘을 내기 시작했다. 정규시즌이 끝난 뒤 KT의 승패마진은 +17이 됐고 순위는 2위까지 올랐다. 가을야구 초반엔 주춤했지만 우승팀의 저력을 선보이며 11.8%의 확률을 뚫고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희비는 갈렸지만, 두 막내의 가을 맞대결은 다양한 스토리를 남긴 명승부로 끝을 맺었다. NC는 탈락했지만 내년 시즌 희망을, KT는 리버스 스윕으로 자신감을 찾았다. 강인권 NC 감독은 "선수들이 정말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해줬다. 아름다운 도전이었다"라며 시즌을 총평했다. 아직 한국시리즈가 남아있는 이강철 KT 감독은 "꼴찌에서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2연패 뒤에도 여기서 끝날 거란 생각은 안했다. 이제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겠다"라면서 우승을 다짐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3.11.06 00:35
프로축구

1부 승격팀 윤곽 나왔다…‘4수’ 경남과 ‘기적’ 꿈꾸는 충북청주의 최후 경쟁↑

2024년 K리그1에서 경쟁할 가능성이 있는 팀들의 윤곽이 나오고 있다. K리그2 각 팀이 2~3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선두 부산 아이파크(승점 66)와 김천 상무(승점 64)가 우승 트로피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사실상 두 팀 중 한 팀의 2부리그 제패가 유력한 가운데, 우승팀은 K리그1 자동 승격의 기쁨도 누린다. 부산과 김천 중 한 팀은 자연스레 2위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크다. 3위 김포FC(승점 59)와 격차가 꽤 있기 때문이다. K리그2 2위는 올 시즌 1부리그 11위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러 승격 여부를 결정한다. 상대는 K리그1 꼴찌인 수원 삼성 혹은 현 11위 강원FC가 될 공산이 크다. 2부리그 3~5위 팀은 PO를 치러 최종 승자를 가린 후 K리그1 10위 팀과 승강 PO에 임한다. 3위 김포는 이미 PO 진출을 확정했고, 4위 부천FC1995(승점 54)도 준PO 티켓을 거머쥘 확률이 크다. K리그1 승격을 조금이라도 꿈꿀 수 있는 5위 자리를 두고 경남FC(승점 50) 충북청주FC(승점 48) 전남 드래곤즈(승점 47) 등 3개 팀이 경쟁하는 형세다. 이 세 팀의 운명은 남은 3경기에서 갈릴 전망이다. 충북청주와 전남은 1위인 부산, 경남은 2위인 김천과 맞붙는 일정이 있어 어느 팀이 5위로 시즌을 마감할지는 알기 어렵다. 설기현 감독이 이끄는 경남은 2020년부터 승격 ‘4수’ 중이다. 올 시즌 초반부터 1위를 질주하는 등 기세가 맹렬했지만, 지난 7월부터 단 한 차례도 연승을 달성하지 못했다. 우승 후보로 심심찮게 거론됐는데, PO를 치러 1부리그 진출을 꿈꿔야 하는 실정이다.최윤겸 감독이 이끄는 충북청주는 ‘기적’을 쓰고 있다. 올 시즌 2부리그에 입성한 충북청주는 한 시즌만의 1부리그행 가능성에 다가섰다. 시즌 초반 하위권을 전전했던 충북청주는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14경기 무패를 질주하며 준PO 가시권에 진입했다. 7위인 전남도 위의 두 팀과 격차가 크지 않아 마지막까지 준PO 진출을 노릴 수 있다. 다만 전남은 오는 29일 열리는 충북청주와 ‘승점 6’ 짜리 경기에서 이기고 이어지는 부산, 부천 등 상위권 팀과 맞대결을 극복해야 한다.김희웅 기자 2023.10.26 06:45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 합심] 트레이드의 심리학2

2020년 8월5일 대전구장, 점심 때가 막 지날 무렵입니다. 평소보다 서너 시간 일찍 도착했습니다. 출입문에서 11시 방향으로 중앙 계단이 있고 그 아래 작은 방이 있습니다. 저는 곧장 그리로 갔습니다. 과거 내빈실로 쓰던 곳으로, 포수 후면석 설치 이후 밀실이 된 공간입니다. 미디어 동선과 분리돼 있습니다. 창문 하나 없는 그 곳이 마치 워룸 (war room)처럼 느껴졌습니다. 2개월간 끈 한화와의 트레이드 협상 마지막 날의 기억입니다.정민철 한화 단장이 이내 들어옵니다. 둘 뿐입니다. 평소 차분하고 논리적인 상대는 "여론으로 급해졌다"는 말을 꺼냅니다. 불펜 투수가 급한 저였지만 상대도 시즌 최다패 불명예를 걱정합니다. 그만큼 서로 솔직해 졌고, 공감의 쓴웃음을 주고받은 것이 기억납니다. 한화는 우리 팀 1라운더 두 명을 협상의 전제로, 내-외야수도 끼우길 계속 원합니다. 그러나 둘 중 한 명은 당시 우리 팀 핵심이었습니다. 그 순간 '아랫 돌 빼서 윗돌 고인다'는 속담이 떠올랐습니다. 원하는 선수 얻겠다고 1위팀 스쿼드를 흔들 순 없습니다. 아주 짧은 순간 제 내면에선 다른 목소리도 들렸습니다. '뭣이 중한데'라고 속삭입니다.'‘지금 불펜 구멍은 내부 자원으론 못 막는데 어쩌려고'라는 걱정과 '오늘 여기서 매듭짓고 싶다'는 유혹이 고개를 듭니다.이럴 때를 위해 준비한 자료를 꺼냅니다. 그간 협상에서 보인 상대의 의중을 고려하고 우리 팀 내부 의견을 정리한 최종안입니다. 누군가 협상의 전권을 가졌어도 마지막 순간 자의적 판단을 줄이려는 장치였습니다. 마지막 카드는 우리의 또 다른 1라운더 출신 투수와 포수를 묶은 안이었습니다. 여기에 키스톤 백업 내야수를 추가 카드로 쥐고 있었습니다. "6월 협상 때 (한화가) 원하던 1라운더는 이제 팀 핵심입니다. 그땐 우리도 망설였지만 지금은 불가능합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오히려 상대의 트레이드 의지를 물었습니다. "무엇을 얻고 싶으세요? 즉시 전력 선수입니까, 미래 자원입니까, 1라운더입니까." 시즌 마치면 떠날 대표의 입장 대신 팀 레전드 출신인 단장의 안목을 지지합니다. 핵심 마무리 투수를 내준다는 상대팀 명분을 고려, 우리의 백업 투·타 자원을 활용해 1대4규모까지도 맞춰 주겠다고 했습니다. 대신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 내일 점심 전까지 답이 없으면 판을 접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화와 협상은 그렇게 끝납니다. 다음날 난처해 하는 협상 파트너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협상은 낭떠러지에 놓인 외나무다리를 건너듯 위태롭습니다. 다른 채널을 준비하지 않으면 급할 수록 지는 싸움입니다. 손해 볼까 두렵고, 문이 닫힐까 조바심 납니다. 그래도 병렬 진행한 나머지 3개 팀 (KIA, SK, 삼성)과의 다른 길이 있었기에 선을 넘지 않았습니다. 트레이드 마감 (그해는 코로나로 개막이 미뤄져 트레이드 시한도 8월15일로 변경)까지 꼭 열흘 남았습니다. 다음 원정 경기가 열린 광주로 건너가 협상을 마무리합니다. 데드라인 사흘 앞둔 8월 12일, 밤 9시를 넘겨 KIA와 2대2 트레이드를 발표합니다. 여기도 우여곡절이 많습니다만…모든 걸 다 가질 순 없습니다. 큰 잠재력을 알지만 당장 우리가 못쓰는 자원이기에 희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현재와 미래는 그래서 트레이드 오프 (trade off) 관계입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저명한 마이클 포터 교수도 트레이드 오프를 전략의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유망주를 끝까지 데려 간다고 모두 숙성된 와인이 되지 않습니다. 매몰비용 (투자한 계약금과 공들인 시간 등)이 아깝지만 이미 지난 일이고, 남은 건 감정입니다. 행동 경제학에선 의사결정 시 매몰비용을 제거하고 어떤 확률이 클지 살펴 보라고 제안합니다.불같이 타오르는 선수(hot hand)도 조심해야 합니다. 갑자기 좋은 성적이 지속될 거라는 믿음은 표본을 생각하지 않은 근시안입니다. 좋은 의사결정은 감정이나 선동을 배제하고 현 상태에 제대로 점수를 매기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여럿의 생각과 의견이 수평적으로 나눠져야 합니다. 저의 급한 성격을 눌러준 동료 선후배가 지금도 고맙습니다.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3.07.24 07:30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 합심] 리셋할 땐 완전히 바꾸자, 나균안처럼

지난주 칼럼에서 멈춤과 리셋 (reset)을 이야기했습니다. 소개한 A선수는 첫번째 기록에 이어 다음 차례 때도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냅니다. 이와 관련 어느 분께서 의견을 주셨습니다.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믿고 기다려라, 본인의 진가는 시간을 두고 나타난다는 말인가요?’좋은 포인트입니다. 지난 칼럼에서 ‘멈춤의 원인을 따지지 말라’고 했기에 그렇게 질문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예전에 말씀드렸듯이 어떤 이슈의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인과관계를 찾으려 무척 애를 씁니다. 그런데 진짜 원인이 아닌 것을 이유라고 연결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 다니엘 카너먼은 저서 ‘생각에 관한 생각 (thinking, fast and slow)’에서 이러한 ‘어림짐작 (heuristic)’의 편향 (bias)을 상세히 설명합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평균이나 확률을 놓고 심사숙고하지 않고 어림짐작으로 복잡한 현상을 단순하고 빠르게 받아들인다는 내용입니다.예를 들어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무차별 로켓 공격으로 공포에 떤 영국의 수도 런던에 이상한 소문이 돕니다. ‘런던 시내에 독일 스파이가 있어 특정 지역에 로켓포가 떨어진다’는 괴담입니다. 당시 기술로는 로켓이 무차별적으로 떨어진 것일 뿐, 더 많이 폭격받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는 크지 않았고 우연의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폭격이 없는 지역에 첩자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카너먼은 통계학자 윌러엄 펠러를 인용, “사람들은 있지도 않은 유형을 얼마나 쉽게 찾아 내는가. 무작위로 일어나는 현상이 비전문가 눈에는 일정한 유형으로 반복돼 무리를 이루는 성향처럼 보인다”고 설명합니다. 힘들어 멈추려는 동료에게, 친구에게, 가족에게, 또는 여러분 스스로에게 따져 묻기 전에 먼저 내면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어떨까요. 원인과 이유를 찾으려는 노력, 문제를 해결해 돕겠다는 의도는 이해할 만 합니다. 그러나 작은 단서에 지나치게 의미부여를 하거나 충분한 근거없이 단순한 현상을 원인으로 끼워 맞추다 보면 정작 당사자의 마음과 어긋납니다. ‘힘들 때 주위에서 해주는 위로와 충고가 어쩔 땐 더 힘들게 만들더라’는 어느 분의 말이 떠오릅니다. 당신의 진심을 보여주고 싶다면, 연결되고 싶다면, 힘든 상대의 마음을 공감하는 것이 더 필요합니다.이제 여러분 곁의 누군가가, 혹은 여러분이 멈춤에서 돌아와 리셋 버튼을 누르려 합니다. 그런데 리셋은 그냥 엔진을 다시 돌려 가던 길을 가는 것이 아닙니다. ‘리셋=전략의 재발견’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전략을 수정해 판을 완전히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요. 상대는 그동안 나의 패턴에 익숙하기에 리셋 이후의 나를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이것이 리셋 효과 중 하나입니다. 이와 관련, 저의 실패담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야구단에 있을 때 다른 팀의 ‘저평가 우량주’를 찾아 다녔습니다. 잠재력은 큰데 부진을 거듭하는 유망주를 관찰하며 상대팀 미래를 예측하고, 트레이드 가능성을 따졌습니다. 수년 전 프로야구 롯데의 나균안 선수가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하는데 연고지역 출신이기도 해 유심히 살폈습니다. 자체 분석에서 투수로서 성공 가능성에 물음표가 나왔습니다. 구종 가치 등에 대한 평가가 낮았습니다. 그런데 올해 이 선수는 소속 팀의 대들보로 우뚝 섰습니다. 무엇이 차이를 만들었을까요. 데이터 그 자체는 정확했겠지만 완전히 리셋시킨 경우 분석의 한계가 보입니다. 왜 그렇게 까지 바꾸려는지 선수의 마음을 당장의 숫자는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가 계속 수정하고 단련하는 과정을 파악하는데 부족했습니다. 일정한 패턴을 중심으로, 평균치를 활용하는 데이터 분석의 방식이 리셋 이후 여러 시도를 간과했을 수 있습니다. ‘잘 될까’ 의심한 제가 크게 한방 먹었습니다. 나 선수의 리셋을 늦었지만 응원하며 저도 또하나 배웁니다. 리셋의 결정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끼치는 현상유지, 매몰비용, 손실회피 등 여러 행동 경제학의 개념과 사례 연구가 있습니다. 다음 기회에 더 깊이 다뤄보겠습니다.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AC)다. 2023.04.24 07:02
스포츠일반

라온퍼스트, 장거리 여왕 가리는 퀸즈투어 첫 관문 2연패 도전장

1800m 장거리 여왕을 뽑는 퀸즈투어 시리즈의 첫 관문이 열린다. 오는 9일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 제8경주에서 제26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가 진행된다. 3세 이상 암말들이 출전하는 1800m 장거리 경주다. 퀸즈투어는 최우수 암말을 선발하기 위한 시리즈 경주로 올해부터 상반기와 하반기로 분리됐다. 하반기는 국산마만 뛰는 경주이지만 상반기는 외산, 국산 구분 없이 모든 암말들이 총 출동해서 승부를 가른다. 라온퍼스트(서울, 암, 한국 6세, 레이팅 128, 손천수 마주, 박종곤 조교사, 승률 52.2%, 복승률 56.5%)는 ‘우승 보증수표’라 불리는 라온가 최고의 암말이다. 대상경주 6회 우승, 연승률(3위 안에 들어올 확률) 78.3%의 화려한 성적을 자랑한다. 또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우승을 섭렵한 강력한 우승후보이다. 1400~1800m에 출전하다 작년 11월 대통령배 2000m에 처음 도전했다. 출전마 중 유일한 암말로 체구는 가장 작았지만 4코너 지난 직선주로부터 치고 나오면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라온퍼스트는 지난 1월 세계일보배에서 3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냈다. 플랫베이브(부경, 암, 한국 5세, 레이팅 101, 김종업 마주, 민장기 조교사, 승률 29.2%, 복승률 54.2%)는 이번 출전마 중 1800m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6개월간 우승 3번을 포함해 모두 3위 안에 입상하는 안정적인 기량을 보여줬다. 가장 최근 출전한 지난 2월 26일 부경6R에서 치열한 선두자리 싸움에 무리하게 끼어들지 않고 바짝 뒤에서 추격하다 결승선을 200m 채 남기지 않은 지점부터 질주하며 1위로 들어왔다.최근 장거리에 연속 출전해 좋은 성적을 보이는 만큼 이번 경주에서 생애 첫 대상경주 우승에 도전한다. 캄스트롱(부경, 암, 미국 5세, 레이팅 85, 이혜란 마주, 강형곤 조교사, 승률 26.7%, 복승률 26.7%)은 2022년 KNN배 깜짝 우승의 주인공이다. 데뷔무대에서 꼴찌를 하면서 이후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가 2022년 3월 데뷔 이후 7전만에 첫 승리를 맛보며 점차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현역시절 브리더스컵 2000m에서 우승을 차지한 부마 바이언의 혈통을 이어 받아서인지 중장거리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7월 KNN배에서는 해당경주 최고 인기마 라온퍼스트와 골든파워를 제치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슈어윈(서울, 암, 한국 3세, 레이팅 55, 청팅콩 마주, 서범석 조교사, 승률 30.0%, 복승률 60.0%)은 ‘한국경마의 살아있는 전설’ 박태종 기수와 역사를 쓰고 있는 경주마다. 지난 3월 19일 박태종 기수는 슈어윈과 함께 통산 2200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이번 출전마 중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데뷔 후 출전한 10경주에서 9번이나 순위상금을 획득할 만큼 실력파이다. 특히 2023년 박태종 기수와 호흡을 맞추며 1, 2위를 차지해 라이징 스타로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부터 동아일보배가 4세 이상에서 3세 이상으로 바뀌고, 그에 따라 부담중량이 3세는 52kg, 4세 이상은 58kg가 됐다. 유일한 3세마 슈어윈는 다른 말보다 부담중량이 적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4.07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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